비발디파크에는 관광객이 몰리는데 팔봉산 주변 상가는 왜 비어갈까? 강원도 관광경제의 불편한 진실
강원도 관광객과 생활인구는 늘어나는데 주민소득은 왜 체감하기 어려운가 — 홍천 서면에서 생각한 관광소비의 지역 내 순환구조
2026년 10월 21일 | 강원특별자치도 지역경제·관광정책 분석
글: 열기구매니아의 돈길여행
들어가며 — 관광객이 많이 오면 주민도 잘살게 되는 것일까?
강원도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지역이다.
동해안의 바다와 해변, 설악산과 오대산, 춘천과 홍천의 자연환경은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자원이다.
주말이나 휴가철에는 강원도로 향하는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가득 메운다.
숙박시설과 관광지에는 방문객이 몰려들고 관광산업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관광객이 증가하고 생활인구가 많아지는데도 왜 강원도 주민등록인구는 감소하고, 지역 상인과 농민들이 체감하는 소득은 충분히 늘어나지 않는 것일까?
나는 이 문제를 생각할 때 홍천군 서면에 있는 비발디파크와 팔봉산 주변 지역이 떠오른다.
비발디파크는 스키장과 오션월드, 숙박시설,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대규모 복합관광단지다.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그런데 주변 지역을 바라보면 다른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비발디파크 주변의 서면 지역 상권이나 팔봉산 관광지 인근에서는 빈 상가가 눈에 띄고, 관광객 유입의 효과가 지역 주민들에게 충분히 전달되는지 의문이 생긴다.
이것은 내가 홍천 지역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갖게 된 문제의식이다.
다만 개별 상가의 공실이나 지역 상권의 어려움을 모두 비발디파크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공실률과 매출 변화, 관광객 이동 경로 등을 조사해야 정확한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중요한 질문은 남는다.
대규모 관광시설에 사람이 몰려드는 것과 그 주변 지역의 상권이 함께 성장하는 것은 왜 별개의 문제일까?
나는 그 해답을 관광소비의 지역 내 순환구조에서 찾고자 한다.
1. 강원도 관광객과 생활인구는 늘어나는데 주민등록인구는 왜 줄어들까?
2025년 강원도 관광동향 관련 발표에서는 연간 방문객이 약 1억 5,460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약 480만 명 늘어난 수치다.
또한 2025년 1분기 강원도 내 12개 인구감소지역의 체류인구는 약 282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지역 주민등록인구까지 합친 생활인구는 약 329만 4,000명으로 발표됐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관광 방문객은 통신 기반 관광통계이고 생활인구는 별도의 법적·통계적 기준에 따라 산정한다.
같은 사람이 여러 차례 방문할 수 있으므로 연간 방문객 숫자를 서로 다른 개인의 수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또한 생활인구 329만 명은 강원도 전체의 주민등록인구가 아니라 12개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한 특정 분기의 산정 결과다.
강원도의 주민등록인구는 이러한 관광 흐름과 별개로 감소 압력을 받고 있다.
2026년 9월 강원도 주민등록인구는 약 150만 6,700명으로 1년 전보다 감소했다.
반면 세대 수는 증가했다.
따라서 강원도의 인구문제는 주민등록 가구가 일률적으로 감소한다는 설명보다는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1인 세대 증가 등 가구구조의 변화가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관광객은 며칠 동안 머물다 돌아갈 수 있지만 주민은 그 지역에서 일하고 생활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선택하는 조건은 아름다운 자연, 편리한 숙박시설, 즐길 거리 등이다.
반면 주민이 정착하는 조건은 안정적인 소득, 일자리, 주거, 의료, 교육, 교통 등이다.
여기에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은 자연감소와 청년층의 교육·취업을 위한 이동 등이 더해지면 관광산업이 성장하더라도 주민등록인구는 감소할 수 있다.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만으로 주민이 계속 살 수 있는 지역을 만들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2. 홍천 비발디파크와 팔봉산, 같은 서면에서 나타나는 관광경제의 간극
홍천군 서면에는 두 개의 중요한 관광자원이 있다.
하나는 비발디파크 관광단지이고, 다른 하나는 홍천 9경 중 제1경으로 소개되는 팔봉산 관광지다.
비발디파크는 대규모 숙박시설과 스키장, 워터파크,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관광객은 숙박과 식사, 레저활동 등을 단지 안에서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한편 팔봉산은 홍천강과 여덟 개의 봉우리가 어우러진 자연관광지다.
산행과 야영, 강변 휴양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관광지 안에는 주차장과 상가 등 시설도 조성되어 있다.
같은 홍천군 서면에 위치하지만 관광객이 소비하는 방식은 서로 다를 수 있다.
비발디파크를 찾은 관광객이 리조트 안에서 숙박하고 식사와 여가활동까지 모두 마친 뒤 곧바로 귀가한다면 인근 음식점이나 농산물 판매장에 별도의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실제 방문객 가운데는 주변 음식점과 관광지를 함께 방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모든 관광객이 리조트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규모 복합관광시설이 내부에서 많은 소비활동을 충족할 수 있다는 구조적 특성은 분명하다.
나는 이것이 주변 상권을 살펴볼 때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비발디파크는 관광객을 홍천으로 끌어오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방문객이 서면의 다른 상권으로 얼마나 이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팔봉산 관광지 주변의 상가가 비어가는 현상을 보며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도 마찬가지다.
관광객이 부족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관광객은 충분히 찾아오지만 소비동선이 특정 시설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일까?
또는 계절적인 관광수요, 상가의 경쟁력, 임대료, 시설 노후화, 운영방식 등의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
이 질문의 답을 찾으려면 홍천군 서면의 관광객 이동과 지역상권 매출을 함께 조사해야 한다.
대규모 관광시설이 지역에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시설에서 발생한 관광소비가 주변 상권으로 확산된다는 사실은 다르다.
3. 비발디파크에 관광객이 몰려도 서면 상권에 돈이 돌지 않을 수 있는 이유
관광객의 소비동선을 생각해보자.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비발디파크에 도착한 관광객이 있다고 가정하자.
리조트에 도착해 주차하고 객실에 들어간다.
리조트 안에서 식사를 하고, 스키나 물놀이를 즐기고, 필요한 물품도 내부 편의시설에서 구매한다.
다음 날 체크아웃한 뒤 바로 수도권으로 돌아간다.
이 관광객은 홍천을 방문했다.
홍천에서 숙박했고, 식사했고, 관광활동에도 돈을 사용했다.
관광통계에는 방문객과 소비활동이 반영될 수 있다.
그런데 이 가족이 서면의 일반 음식점이나 팔봉산 관광지 인근 상점에 한 번도 들르지 않았다면 그곳의 직접적인 판매소득에는 기여하지 않은 것이다.
이것이 대규모 복합관광시설의 소비 집중효과를 이해하는 간단한 사례다.
다만 소비가 리조트 내부에서 발생했다고 해서 그 돈이 모두 강원도 밖으로 빠져나간다는 의미는 아니다.
리조트에서 일하는 지역 주민의 임금, 지역업체의 납품, 지방세와 시설 유지관리 과정의 지역 구매 등은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실제로 확인해야 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 리조트 내부에서 발생한 매출이 지역 주민에게 얼마나 돌아가는가?
둘째, 리조트 밖의 서면 지역 상권으로 관광객 소비가 얼마나 확산되는가?
이 두 가지는 서로 다른 문제다.
리조트가 지역 주민을 많이 고용한다면 주민소득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주변 음식점과 소매점으로 관광객이 충분히 이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반대로 주변 상권에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더라도 지역에서 판매하는 상품 대부분을 외부에서 공급받는다면 지역 내 부가가치 효과가 기대보다 작을 수 있다.
관광객이 리조트 밖으로 나오는 것과 관광수입이 지역 주민에게 남는 것은 모두 중요하지만, 서로 다른 단계의 문제다.
4. 팔봉산 주변 상가의 빈 점포가 던지는 질문
나는 비발디파크에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팔봉산 관광지와 서면 지역 상권의 현실을 함께 생각하게 된다.
관광자원이 부족한 지역은 아니다.
팔봉산에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있고 홍천강을 중심으로 계절별 관광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주변에 빈 상가가 눈에 띄고, 일부 지역 상인들이 관광경기 개선을 충분히 체감하지 못한다면 그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가가 비었다는 현상만으로 사업 실패를 단정하지 않는 것이다.
상가의 공실에는 계절별 수요 차이와 점포별 영업상황, 임대료, 건물상태, 소비자의 취향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다.
팔봉산 관광지는 겨울철 등산로와 일부 관광시설 운영이 제한되므로 사계절 동일한 수요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홍천군은 어떤 자료를 살펴봐야 할까?
먼저 팔봉산 인근 상가의 연도별 공실 현황과 영업 점포 수 변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관광객이 어느 시기에 방문하고 어느 구역에서 소비하는지 분석해야 한다.
또한 비발디파크 이용객 가운데 팔봉산을 추가 방문하는 비율과 지역 음식점, 판매점에서 실제 소비하는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조사를 통해 소비가 특정 시설 안에 집중되는지, 주변 상권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어떤 불편이 발생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안내 부족이 원인이라면 관광정보 제공을 개선하면 된다.
교통수단이 부족하다면 관광지 간 이동 편의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관광객이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과 체험이 부족하다면 지역 상인과 농가가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지 않고 단순히 상권활성화 행사를 개최하거나 새로운 시설을 짓는다면 기대했던 효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
빈 상가를 다시 채우기 위한 정책은 건물부터 손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왜 그곳에서 소비하지 않는지 확인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5. 관광객이 10만 원을 소비했다면 지역 주민에게 얼마가 남을까?
관광소비의 지역 내 순환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간단한 가상 사례를 생각해보자.
관광객이 홍천에서 10만 원을 소비했다고 가정한다.
그 돈 가운데 지역 주민에게 지급되는 인건비가 2만 원, 지역 농가와 사업체의 납품대금이 2만 원, 지역 사업주에게 귀속되는 소득이 1만 원, 외부 상품·서비스 구매와 기타 지급액이 5만 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이것은 실제 비발디파크나 홍천 관광산업의 수익구조를 나타내는 수치가 아니다.
경제적 흐름을 설명하기 위한 가상의 숫자다.
여기서 지역 주민에게 지급된 인건비와 지역 사업주의 소득은 직접적인 주민소득과 연결된다.
반면 지역업체에 지급된 납품대금 2만 원은 전부가 주민의 순소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납품업체도 원재료 구입비와 인건비 등 비용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광소비를 분석할 때 매출액과 주민소득을 구분해야 한다.
첫 번째 구조 — 관광소비가 특정 시설에 집중되는 경우
관광객 방문 → 대형 관광시설에서 숙박·식사·쇼핑 → 시설 운영비와 각종 구매대금 지급 → 지역 주민과 외부 업체에 분배
이 구조에서 지역에 얼마가 남는지는 고용과 구매, 사업체의 이익 분배와 재투자 내역에 따라 달라진다.
두 번째 구조 — 관광소비가 지역 상권으로 확장되는 경우
관광객 방문 → 관광시설 이용 → 팔봉산 관광지 방문 → 서면 음식점과 농산물 판매장 소비 → 지역 농가 납품 확대 → 주민소득 증가 가능성
두 번째 구조에서는 직접 소비하는 지역 사업체의 범위가 넓어진다.
하지만 두 번째 구조라고 항상 더 많은 순소득을 창출하는 것은 아니다.
상품의 경쟁력과 추가 이동비용, 운영비, 실제 매출 증가 여부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핵심은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의 여러 생산자와 사업체에 연결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6. 강원연구원이 지적한 지역소득 역외유출 문제
강원연구원은 2020년 「지역소득 역외유출 원인 분석과 대응 방안」이라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지역 내에서 생산이 이루어지더라도 그 성과가 지역 주민에게 충분히 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를 분석했다.
지역경제에서는 생산과 소득분배, 소비가 연결되어야 한다.
그런데 생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소득이 지역 밖으로 이동하고, 주민이 벌어들인 돈도 다른 지역에서 소비된다면 지역경제의 순환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연구에서 검토한 역외유출에는 기업의 소득뿐 아니라 근로소득과 기타 지역 간 소득 흐름도 포함된다.
다만 이 연구는 강원도 경제 전체를 분석한 것이므로 비발디파크의 매출이나 팔봉산 상권에 대한 직접 조사 결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또한 지역소득 역외유출과 관광객의 외부 상품 구매는 관련될 수 있지만 동일한 통계개념은 아니다.
비발디파크의 실제 경제적 기여를 판단하려면 별도의 지역산업 연관 분석이나 사업체 고용·구매 자료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 연구가 던지는 정책적 질문은 중요하다.
지역에서 많은 매출이 발생하는 것만으로 주민들이 충분한 경제적 성과를 누린다고 판단할 수 있는가?
나는 강원도 관광정책이 이 질문에 구체적인 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7. 대규모 관광시설과 지역 상권은 경쟁 관계인가, 협력 관계인가?
비발디파크와 같은 대규모 관광시설을 지역 상권의 경쟁자로만 볼 필요는 없다.
대형 관광시설은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중요한 관광자산이다.
지역의 소규모 음식점과 상인들이 개별적으로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대형 관광시설의 방문객 유치 능력은 지역경제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협력구조가 필요하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숙박과 식사, 여가활동을 한곳에서 해결하는 것이 편리하다.
리조트 밖으로 이동하려면 별도의 교통편과 시간, 비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주변 상권으로 관광객을 유도하려면 그만한 매력과 편의성을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 음식점이 홍천의 특색 있는 농산물과 음식을 제공하고, 팔봉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자연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새로운 수요를 만들 수 있다.
다만 관광시설이 외부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이유만으로 주변 업체의 경쟁력을 자동으로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
지역 상인도 상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해야 하고, 행정기관은 관광시설과 지역 상권이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대형 관광시설을 비판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시설이 끌어온 관광객을 지역경제의 공동 고객으로 연결할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8. 홍천 농민에게 비발디파크 관광객이 반가운 이유와 아쉬운 이유
나는 홍천에서 딸기 스마트팜과 복숭아 농업 현장을 경험하고 있다.
농사를 지으면서 중요한 사실을 생각하게 된다.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과 그 농산물을 좋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다.
농민은 날씨와 병해충을 관리하면서 많은 노동을 투입한다.
그러나 수확한 농산물을 판매할 안정적인 유통망이 없다면 소득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여기서 비발디파크와 같은 대규모 관광시설이 지역 농업과 연결된다면 어떤 변화가 가능할까?
예를 들어 관광시설 안에서 판매하는 식음료에 홍천 농산물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농민이 생산한 딸기와 복숭아를 이용해 가공식품이나 관광기념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관광객이 귀가한 뒤에도 상품을 다시 구매할 수 있도록 온라인 판매망을 연결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관광업체가 요구하는 품질과 규격에 맞춰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필요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하고, 가격 경쟁력과 위생 관리도 갖춰야 한다.
개별 농가가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하기 어렵다면 공동 납품과 공동가공을 검토할 수 있다.
실링베리스마트팜에서 구상하고 있는 동결딸기와 딸기청 등 가공제품 역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유통상품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홍천에 관광객이 많다는 사실보다 홍천 농민이 그 관광객에게 무엇을 판매할 수 있는지가 농가소득에는 더 직접적인 질문이다.
9. 비발디파크와 팔봉산을 연결하는 관광소비 순환모델
나는 홍천 서면의 관광정책에서 새로운 대형시설을 짓는 것 못지않게 기존 관광자원을 연결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발디파크와 팔봉산은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관광자원이다.
비발디파크에서는 숙박과 스키, 물놀이 등 다양한 레저활동을 즐길 수 있다.
팔봉산에서는 홍천강과 산악경관을 중심으로 자연관광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두 관광자원을 적절하게 연결한다면 관광객의 지역 내 활동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첫 번째 — 관광객에게 지역상권 정보를 제공하자
비발디파크 방문객이 주변 음식점이나 팔봉산 관광지, 농산물 판매장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협력형 관광안내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홍보물을 비치하는 것이 아니다.
관광객이 실제로 방문할 수 있도록 영업시간과 이동방법, 예약 가능 여부 등을 안내해야 한다.
두 번째 — 팔봉산과 지역상권을 연결하는 관광상품을 만들자
팔봉산 산행과 지역 음식점의 식사, 지역 농산물 구매를 하나의 선택형 관광상품으로 구성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
단, 팔봉산 등산로 운영기간과 안전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세 번째 — 지역 농산물과 가공제품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자
홍천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이를 활용한 가공식품을 관광객에게 소개할 수 있다.
제품은 적법한 제조·유통 절차와 품질관리를 갖춘 뒤 판매해야 한다.
네 번째 — 관광객의 이동 편의를 개선하자
관광객이 리조트에서 주변 관광지로 이동할 때 어떤 불편이 있는지 조사하고, 수요가 확인된다면 교통연계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운행비와 실제 이용자 수를 조사하지 않고 셔틀버스부터 도입하는 방식은 신중해야 한다.
다섯 번째 — 지역 상인과 관광시설이 함께 성과를 측정하자
관광객의 주변 상권 방문이 늘어났는지, 지역 농산물 구매액이 증가했는지, 참여 상인의 실제 소득이 개선되었는지 평가해야 한다.
이처럼 관광시설과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방안은 협력과 실증을 통해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10. 비발디파크 주변 상권 활성화를 위해 홍천군이 먼저 조사할 다섯 가지
관광객이 많은데 주변 상권이 어렵다면 새로운 사업비를 투입하기 전에 원인부터 확인해야 한다.
나는 다섯 가지를 우선 조사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 관광객의 실제 이동경로다.
비발디파크를 방문한 관광객 가운데 주변 지역을 추가 방문하는 비율이 얼마인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주변 상가의 공실률과 매출 추이다.
팔봉산 관광지 및 서면의 주요 상권을 구분해 영업 점포 수, 공실 점포 수, 매출 변화를 조사해야 한다.
셋째, 관광시설의 지역 구매와 고용 효과다.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지역 주민 고용과 지역업체 구매, 지역 농산물 사용 등 경제적 연결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넷째, 관광객의 소비 선택 이유다.
관광객이 외부 음식점이나 관광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가 정보 부족 때문인지, 이동이 불편해서인지, 선호하는 상품이 부족해서인지 구분해야 한다.
다섯째, 주민소득 개선 효과다.
상권활성화 사업을 시행한 뒤 매출과 인건비, 영업이익, 농산물 납품액이 실제로 개선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조사는 특정 기업을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관광산업의 성과를 지역사회와 연결하는 방법을 찾기 위한 것이다.
개별 사업체의 영업비밀과 개인정보는 보호하면서 집계된 자료를 활용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11. 관광객 100만 명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지역에 남긴 소득이다
관광산업에서는 방문객 수를 주요 성과로 제시한다.
물론 방문객이 늘어나는 것은 중요한 성과다.
하지만 지역경제 관점에서는 방문객 수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예를 들어 관광객 100만 명이 지역을 방문했지만 주변 상점과 지역 농가의 매출에는 큰 변화가 없을 수 있다.
반대로 방문객 수가 크게 늘어나지 않았더라도 지역 상품 구매와 주민 고용이 증가해 주민소득이 개선될 수도 있다.
여기서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에 얼마나 남는지를 판단하려면 몇 가지 수치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관광소비 총액과 지역 내 구매액, 지역 주민에게 지급된 임금, 사업체가 만들어낸 부가가치, 지역으로 재투자된 금액 등이다.
또한 관광소비가 지역에 남는다고 해서 모든 거래액을 주민소득으로 합산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지역 식당이 지역 농가에서 100만 원어치 농산물을 구매했다면 농가의 매출은 100만 원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농가가 생산에 투입한 비료와 에너지, 인건비 등 비용을 고려해야 실제 소득을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관광소비의 지역 내 순환구조를 분석할 때는 매출과 소득, 부가가치를 구분해야 한다.
관광객의 지갑이 열린 장소와 그 돈의 최종적인 경제적 혜택을 받는 사람이 반드시 같지는 않다.
12. 강원도 관광정책이 바꿔야 할 일곱 가지 방향
나는 강원도 관광정책이 방문객 유치와 주민소득 증가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다음 일곱 가지 방향을 제안한다.
첫째, 관광시설과 주변 상권의 연계 소비를 측정하자.
관광시설의 방문객 수뿐 아니라 주변 지역 상권으로 이동한 관광객과 소비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둘째, 지역 농산물 공동납품체계를 만들자.
지역 농가와 관광업체 사이의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품질관리와 물류, 공동구매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셋째, 팔봉산과 같은 기존 관광지의 경쟁력을 점검하자.
시설 운영상태와 방문객 동선, 상가의 영업환경을 조사해 필요한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
넷째, 관광객의 재방문과 주변지역 방문을 함께 높이자.
단순한 신규 관광객 유치뿐 아니라 기존 관광객이 강원도의 다양한 지역을 방문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다섯째, 관광기업의 지역 고용과 구매실적을 파악하자.
기업의 규모나 본사 소재지뿐 아니라 실제 지역경제 기여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섯째, 관광과 농업·가공산업을 연결하자.
지역 특산품이 관광객의 구매상품이 되고, 여행이 끝난 뒤에도 재구매로 이어지도록 유통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
일곱째, 주민소득을 관광정책의 주요 성과지표로 삼자.
방문객 수와 관광매출 외에 주민 임금, 소상공인 소득, 농가 판매소득, 안정적 고용 등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은 관광기업과 지역 상인, 농민,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참여할 때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13. 홍천군 서면에서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실험
나는 관광소비의 지역 내 순환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처음부터 대규모 예산을 투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먼저 실증사업을 추진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비발디파크와 주변 관광업체, 서면 음식점, 팔봉산 인근 상인, 지역 농가가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협력사업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 단계에서는 관광객이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원하는지 조사한다.
다음 단계에서는 참여업체들이 공동으로 제공할 수 있는 관광상품이나 지역 농산물 판매방식을 개발한다.
이후 실제로 참여한 관광객과 구매액, 재방문 여부를 확인한다.
사업의 효과가 확인된다면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낮다면 사업방식을 조정해야 한다.
지역상품 구매가 증가하더라도 운송비와 운영비가 지나치게 높아진다면 지속적인 거래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지역상품의 품질과 가격, 공급 안정성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이런 방식이라면 관광정책의 성공 여부를 단순한 행사 개최 횟수나 홍보 실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실제 경제적 성과로 확인할 수 있다.
14. 관광객이 증가해도 주민등록인구가 줄어드는 마지막 이유
관광객이 지역을 방문하는 것과 주민이 그곳에서 생활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관광객은 자연경관과 여가시설을 찾아온다.
그러나 주민은 안정적인 일자리와 소득, 의료와 교육, 주거환경이 필요하다.
비발디파크에 관광객이 많이 방문한다는 사실만으로 서면 지역에 안정적인 일자리가 충분히 만들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로 주민이 정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지역 고용과 임금, 주거비, 교육환경, 인구 이동 등을 함께 조사해야 한다.
특히 청년층이 지역을 떠나는 이유는 관광산업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대학 진학과 직업 선택, 의료와 문화환경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관광산업이 성장해도 주민등록인구가 감소하는 현상 자체는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관광산업에서 발생한 경제적 성과가 주민의 삶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 지역에 정착할 이유를 만들어주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생활인구를 늘리는 정책은 지역에 사람을 오게 하는 정책이고, 정주인구를 늘리는 정책은 그 사람들이 계속 살아갈 조건을 만드는 정책이다.
두 정책은 서로 연결되어야 하지만 성과는 구분해서 평가해야 한다.
맺음말 — 비발디파크의 관광객이 서면 주민의 소득이 되려면
나는 홍천의 관광산업을 생각할 때 비발디파크와 팔봉산을 함께 떠올린다.
비발디파크는 많은 관광객이 찾는 대규모 복합관광시설이다.
팔봉산은 홍천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여주는 중요한 관광자원이다.
그러나 대규모 관광시설에 방문객이 많이 온다고 해서 주변 상권의 매출과 주민소득이 자동으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이 리조트 내부에서 소비하고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관광시설 내부에서 발생한 매출도 지역 주민의 고용과 지역업체 구매, 지역투자를 통해 경제적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대형 관광시설의 매출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없다.
다만 지역 전체에 어떤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는지는 확인해야 한다.
나는 팔봉산 관광지 주변의 빈 상가를 보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싶다.
관광객이 없어서 상가가 비는 것일까?
관광객은 홍천에 오지만 그들이 주변 상권으로 이동할 이유가 부족한 것일까?
지역 상인들이 관광객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지역의 관광시설과 상권을 연결하는 교통과 정보, 협력구조가 부족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마련되어야 현실적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홍천의 농민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관광객이 홍천을 방문하면서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구매하고, 그 농산물을 이용한 음식과 가공제품을 소비한다면 관광산업과 농업 사이에 새로운 연결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 연결은 지역 상인의 매출과 농가의 판매소득을 늘릴 가능성을 제공한다.
나는 강원도 관광정책이 앞으로 다음 질문을 함께 던졌으면 좋겠다.
"관광객이 몇 명 왔는가?"
이 질문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한 가지 질문을 더해야 한다.
"그 관광객이 쓰고 간 돈 가운데 얼마가 지역 주민의 소득으로 돌아왔는가?"
비발디파크에 관광객이 많다는 사실이 서면 상인들의 희망으로 이어지고, 팔봉산을 찾는 관광객이 홍천 농산물의 새로운 고객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대규모 관광시설과 주변 상권이 별개의 경제권으로 머무르지 않고 협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관광소비의 지역 내 순환정책이다.
관광객이 찾아오는 홍천에서, 관광객이 쓰고 간 돈이 주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홍천으로.
그 변화는 관광객의 숫자를 세는 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광소비가 누구의 소득이 되었는지 확인하는 일에서 시작될 것이다.
함께 보면 좋은 공식 자료
홍천군 문화관광포털 — 관광지 및 관광단지 현황
비발디파크 관광단지와 팔봉산 관광지의 위치, 주요 시설, 운영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hongcheon.go.kr/tour/contents.do?key=2771
홍천군 문화관광포털 — 팔봉산 관광지
홍천 팔봉산의 관광특성과 등산 및 주변 시설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강원연구원 — 지역소득 역외유출 원인 분석과 대응 방안
관광을 포함한 지역경제의 생산·분배·지출 구조와 역외유출 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연구다.
https://www.gi.re.kr/Home/H10000/H10100/pmsReportView?page=64&projcd=1020JU016
한국관광 데이터랩
관광객 이동과 방문·소비 현황을 분석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자료다.
https://datalab.visitkorea.or.kr/
※ 이 글은 홍천 지역을 바라보며 느낀 현장 문제의식과 공개된 관광·지역경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책 분석이다. 팔봉산 주변 상가의 어려움에 관한 서술은 현장 체감에 기초한 문제 제기이며, 상권 전체의 공실률이나 매출 감소가 통계적으로 확인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비발디파크의 실제 지역 구매액, 고용 규모, 관광객의 외부 소비 비율 역시 공개 검증된 수치를 확보하지 못했으므로 특정 수치나 인과관계로 단정하지 않았다.
열기구매니아의 돈길여행
실링베리스마트팜 고문 · 도화정원 대표
홍천군 귀농귀촌협의회 사무국장
2026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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