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원고는 기존의 짧은 소개글을 대체할 수 있도록 형필님의 열기구 비행 경험, 여러 직업을 거친 삶, 귀농과 스마트팜 도전, 화재 이후의 재출발, 60대 인생 2모작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었습니다.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며 — 60대, 나는 인생 2모작의 출발선에 다시 섰다
짧다고 하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길었던 삶, 이제 ‘열기구 마니아의 돈길’에서 새로운 비행을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열기구 마니아의 돈길’을 찾아주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오랫동안 멈춰 있던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려고 빈 화면 앞에 앉으니, 지나온 세월이 한 편의 긴 영화처럼 떠오릅니다. 짧았다고 하면 참 짧고, 길었다고 하면 수많은 사연을 품을 만큼 길었던 60여 년의 인생이었습니다.
젊은 날에는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대우에서 특판영업을 했고, 가스차단기를 만드는 회사에서는 전무와 대표이사를 지냈습니다. 국제표준시스템인증원 전문위원과 HACCP 심사위원으로 현장을 살폈으며, 수산물 유통회사의 관리이사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한때는 온라인 쇼핑몰의 가능성을 남들보다 일찍 보고 ‘하이프 스토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시장에 도전했습니다. 굴착기를 직접 운전해 농지를 정리했고, 산과 논을 일구며 농업의 가능성도 배웠습니다.
돌이켜보면 제 인생은 한곳에 오래 머문 정착의 삶이라기보다, 새로운 바람을 만날 때마다 방향을 조절해 온 열기구 비행에 가까웠습니다.
열기구는 바람을 거슬러 날지 않는다
저는 열기구를 좋아합니다.
열기구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면 땅에서는 보이지 않던 길과 강, 마을과 산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눈앞의 장애물만 보며 걸을 때는 막다른길처럼 느껴졌던 곳도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다른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열기구는 바람을 억지로 거슬러 날지 않습니다. 바람의 방향과 속도를 읽고, 불을 뿜어 높이를 조절하며 자신이 탈 수 있는 바람을 찾아갑니다.
우리의 삶과 투자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흐름을 무시하고 욕심만 앞세우면 방향을 잃기 쉽고, 농촌의 현실을 모르고 낭만만 품은 채 귀농하면 예상하지 못한 벽을 만납니다. 반대로 변화하는 흐름을 읽고 자신의 높이와 속도를 조절하면 새로운 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블로그의 이름을 ‘열기구 마니아의 돈길’이라고 정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돈길은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길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내가 가진 경험과 자산을 지키고, 실패를 줄이며, 나이가 들어서도 경제적 주도권을 놓치지 않는 길입니다.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고 내가 선택한 삶을 끝까지 살아가기 위한 현실적인 길이기도 합니다.
농촌에서 시작한 또 하나의 인생
도시와 기업 현장을 떠나 농촌에 들어온 뒤에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만났습니다.
딸기와 복숭아를 재배하고 스마트팜을 운영하면서 자연은 사람의 계획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밤새 비가 내리고, 예상하지 못한 냉해가 찾아오며, 한 해 동안 공들인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복숭아 적화를 잘못해 상부의 꽃만 남겼다가 냉해 피해를 입었고, 수확시기를 놓친 복숭아가 장수말벌의 공격을 받아 상품성을 잃은 아픈 경험도 있습니다. 딸기를 정식한 뒤에는 하우스를 모두 개방했는데도 한낮 온도가 35.5℃까지 올라가 스크린과 다겹보온커튼을 이용해 29℃ 안팎으로 낮춰야 했습니다.
교과서만 읽어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농사는 지식만으로 짓는 것이 아니라 날씨와 작물의 상태를 매일 살피고, 실패한 기록을 다음 농사에 반영하면서 조금씩 배워가는 일이었습니다.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도 화려한 성공담만 들려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땅을 구입하기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스마트팜은 실제로 얼마의 자금이 필요한지, 농업지원사업은 언제 신청해야 하는지, 농산물 가공과 판매를 위해 어떤 허가가 필요한지처럼 제가 직접 부딪치며 알게 된 현실을 솔직하게 기록하겠습니다.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한 날, 다시 시작을 배웠다
제 삶에는 아직도 마음이 저려오는 한 장면이 있습니다.
3년 동안 정성을 다해 지은 집이 화재로 모두 타버린 날입니다. 시간과 돈뿐 아니라 그 집에 담아두었던 꿈과 추억까지 한순간에 잿더미가 됐습니다.
불길이 지나간 자리에 서 있으니 무엇부터 해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평생 여러 사업과 농사에서 실패를 겪었지만, 삶의 터전 전체를 잃은 상실감은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잿더미 앞에서 오래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사라진 집은 되돌릴 수 없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까지 함께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일을 겪으며 다시 배웠습니다.
인생의 진짜 자산은 건물이나 통장에 적힌 숫자만이 아니라는 것을, 실패한 뒤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주는 경험과 사람,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야말로 마지막까지 남는 자산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이 블로그의 ‘잿더미에서 다시’라는 기록에는 단순한 화재 복구 이야기를 넘어, 모든 것을 잃었다고 느낀 사람이 어떻게 마음을 추스르고 두 번째 삶을 준비하는지를 담아가겠습니다.
60대는 인생의 내리막이 아니라 두 번째 출발선이다
예전에는 60대가 되면 일을 정리하고 조용히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제가 그 나이에 가까워지고 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몸은 젊은 시절 같지 않지만, 사람과 세상을 보는 눈은 전보다 깊어졌습니다. 무엇이 위험한 선택인지, 어떤 약속을 믿어야 하는지, 실패했을 때 무엇부터 수습해야 하는지를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젊은 날의 첫 번째 인생이 가족과 회사를 위해 책임을 다하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두 번째 인생은 제가 살아온 경험을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50·60세대에게 현실적인 길잡이가 되고, 스마트팜과 농산물 가공사업을 고민하는 농업인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하고 싶습니다. 노후의 생활비와 연금, 상속, 투자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누구나 자신의 조건에 맞는 두 번째 인생을 설계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저 역시 아직 완성된 답을 가진 사람은 아닙니다. 지금도 배우고, 실수하고, 다시 계산하며 길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다만 제가 먼저 겪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기록한다면 누군가는 같은 자리에서 넘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 블로그에는 성공담만 기록하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이곳에는 네 가지 이야기를 중심으로 기록하겠습니다.
첫째, 실제 매매 과정에서 배운 투자 원칙과 위험관리 방법을 정리하겠습니다. 특정 종목이나 수익을 장담하는 글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어떻게 읽고 손실 가능성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기록하겠습니다.
둘째, 딸기 스마트팜과 복숭아 농장, 농산물 가공과 판매 과정에서 직접 겪은 성공과 실패를 숨김없이 남기겠습니다. 비용과 수익을 계산할 수 있는 경우에는 실제 숫자를 바탕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셋째, 귀농·귀촌과 인생 2모작을 준비하는 분들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농지·주택·정책자금·지원사업·농촌생활에 관한 현실적인 정보를 전하겠습니다.
넷째, 집을 잃은 뒤 다시 일어서며 깨달은 삶의 의미와 가족, 사람, 기다림, 회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잘된 일만 골라 쓰지는 않겠습니다. 실패한 이유와 그 이후 무엇을 바꾸었는지까지 기록하겠습니다. 정책이나 제도를 다룰 때는 가능한 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원문을 확인하고, 제 경험과 일반적인 제도 설명을 구분하겠습니다.
다시 불을 밝히며
열기구가 하늘로 오르기 위해서는 버너의 불꽃이 필요합니다.
불이 너무 약하면 떠오르지 못하고, 지나치게 강하면 원하는 높이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어떤 바람이 불고 있는지 살피면서 필요한 만큼 불을 밝히는 일입니다.
저는 이제 60대 인생 2모작의 출발선에서 다시 버너의 불을 켜려고 합니다.
지난 세월의 성공과 실패를 연료로 삼고, 농촌에서 얻은 정직한 배움을 지도 삼아 새로운 비행을 시작하겠습니다. 서두르지는 않되 멈추지도 않겠습니다. 바람이 바뀌면 높이를 조절하고, 길을 잃으면 더 넓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겠습니다.
이 블로그를 찾아오신 분들도 저와 같은 고민을 품고 있을지 모릅니다.
“지금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았을까?”
“퇴직 이후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농촌에서 새로운 소득과 삶의 의미를 함께 찾을 수 있을까?”
“남은 인생을 돈에 끌려가지 않고 내 방향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저는 아직 그 질문에 대한 완벽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온 세월은 늦었다는 증거가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가장 든든한 자산입니다.
짧지만 길었던 60여 년의 인생을 지나 이제 저는 두 번째 지평선을 향해 떠납니다. 바람을 읽되 바람에 휩쓸리지 않고, 높은 곳을 바라보되 발아래 현실을 놓치지 않겠습니다.
‘열기구 마니아의 돈길’이 인생 2모작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작은 지도이자 따뜻한 동행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와 함께 새로운 돈길, 새로운 농촌의 길, 그리고 다시 살아갈 삶의 길을 찾아가실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
작성자 소개
기업 경영과 영업, 품질·HACCP 심사, 수산물 유통 현장을 거쳐 현재 홍천에서 딸기·복숭아 농업과 스마트팜, 농산물 가공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홍천군 귀농귀촌협의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며, 60대 인생 2모작과 농촌의 현실적인 소득 모델을 연구하고 기록합니다.
최초 작성일: 2026년 8월
최종 수정일: 2026년 9월 22일
※ 이 글은 블로그 운영자가 직접 살아온 경험과 앞으로의 운영 방향을 바탕으로 작성한 블로그 재시작 선언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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